▲ 포스텍 철강대학원 권세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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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경북뉴스통신】김명남 기자=강하면 부러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부드러움 에서도 강하고,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물질이 있을까.
철강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부드러움과 강함을 모두 갖춘 새로운 금속이 나온다면 세상의 문명은 또 한 차원 도약하지 않을까.
포스텍 철강대학원 권세균 교수팀이 철강시대, 신철강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이론정립에 성공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세계 최초로 강하다고 알려진 ‘기가스틸’ 보다 더 강하고 유연한 고엔트로피 합금의 금속소성이론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POSTECH 철강대학원 권세균 교수와 스웨덴 왕립공과대학 레벤테 비토스(Levente Vitos) 교수 국제공동연구팀은 고엔트로피 합금에서 강도와 연성이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을 금속소성이론으로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이론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가스틸(기존 알루미늄 대비 3배나 더 강하다는 초고강도강)보다 더 강하고 유연한 철강 개발은 물론 기존의 다양한 금속재료 연구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트위닝(twinning, 쌍정변형)이란 현상에 주목해 비밀을 푸는 데 성공했다. 합금은 금속원소들이 임의로 섞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둑판 같은 격자구조가 있고, 여기에 있는 점들에 원자들이 박혀있는 것과 같은 결정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밖에서 힘을 주면 결정구조가 뒤틀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거울을 보듯 같은 모습의 격자구조가 대칭으로 놓여있는 거울상 구조가 이끌려 나오도록 합금설계를 하면 고강도와 부드러움을 두루 갖출 수 있게 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권세균 교수는 “고엔트로피 합금과 철강 재료에서의 보다 발전된 이해를 바탕으로 극한 저온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금속 재료를 쉽게 만들어 내고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로 나아갈 수 있는 연구들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의 자매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됐으며 한국연구재단 한·스웨덴 국제공동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