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죽도,중앙동에서 출마한 정승곤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포항/경북뉴스통신】정명교 기자=자유한국당의 TK 텃밭인 포항이 심상찮다. 공천에 탈락한 자유한국당 후보들이 줄이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대부분 당의 공천결과를 수용했던 것과 비교해볼 때 이번 지방선거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진전돼 포항지역 남,북구 당협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 같은 무소속바람은 자유한국당의 당세와 지역민심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포항지역의 경우 전통적으로 TK텃밭으로 자유한국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질 만큼 역대선거에서 일방적 독주를 보였으나 이 같은 분위기가 ‘싹’ 사라진 것이다.
주요원인으로 지역출신 대통령들의 잇따른 구속과 자유한국당의 당내 부침, 여야교체에 따른 야당으로서의 위상추락 등과 맞물려 더욱 반 자유한국당 분위기가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20일 자유한국당 포항지역 기초의원 공천자가 발표되자 포항지역에서는 각 선거구별로 공천에 탈락한 후보들이 잇따라 탈당과 무소속출마를 강행하는 등 반 자유한국당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포항시 ‘마’선거구(죽도,중앙동) 정승곤 예비후보는 25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자유한국당의 공천은 당에 대한 공헌도와 지역사회의 여론 등을 철저히 배제한 원칙과 명분이 없는 사천이자, 밀실공천”이라고 비난하고 “당의 공천이 아니라 시민공천의 심정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공언했다.
정 후보는 특히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당시부터 경북직능본부장을 맡아 당을 위해 헌신했으며, 특히 지난 2016년 19대 총선당시 김정재 국회의원 당선을 위해 동분서주했는데도 이 같은 공헌도를 완전히 무시했다”며 “이유 없이 전략공천으로 특정후보를 공천한 것은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 포항시 두호,환여동에 출마한 박해자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에 앞서 포항시 ‘라’선거구(두호,환여동)에 출마한 박해자 예비후보 역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의 이번 공천은 당의 공천방침인 후보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사천”이라며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을 여성우선 공천대상자로 거론했지만 당협위원장인 김정재의원이 끝까지 거절했다”고 주장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박예비후보 역시 자유한국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포항시민들의 공정한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포항지역 자유한국당 공천탈락자들의 ‘도미노식 무소속 출마’는 계속이어져 포항시 ‘나’선거구 정수화 예비후보와 ‘다’선거구 이동찬, 최상철 예비후보, ‘아’선거구의 장복덕 예비후보 등 현재까지만 6명의 공천탈락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번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2년 후 치러질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자유한국당 공천 잡음이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지역 정치권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포항북구 지역의 경우 총선주자로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기존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탈당 후보들이 추후 박 전 시장과 연대할 경우 총선에서도 자유한국당이 위기를 겪을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시의원 후보뿐만 아니라 도의원 공천탈락자들까지 가세할 경우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구별로 더불어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 후보들이 ‘틈새전략’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럴경우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독식했던 지방의회가 다원화될 것으로 보여 TK텃밭 포항에서도 정치와 행정 등 다방면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포항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자유한국당 공천현상을 보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갑질문화’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느낌”이라며 “표면적으로는 민주적 공천방식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결국 지역 국회의원의 입김이 상당수 작용하기 때문에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된 갑질의회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