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뉴스통신】정승화 기자=국정농단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검찰이 27일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3년도 긴 세월인데 30년의 징역은 정치인이자 대통령을 지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형량이다. 이후 법원에서 검찰의 구형에 따라 선고형량을 내리겠지만 이미 유기징역의 최고형인 30년의 구형이 내려진 상태에 최소한 10년 이상의 선고는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인가. 여자의 몸으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한때 ‘보수의 꽃 선거여왕’으로 추앙받던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이란 죄명 앞에 국민적 지탄을 받는 것은 물론 사형선고나 진배없는 30년의 구형이 내려지자 TK지역민들은 무거운 침묵으로 빠져들고 있다.
권력의 무상은 말할 것도 없고, 한 인간으로서 끝없는 나락의 길로 떨어지는 박 전 대통령의 말로를 보며 앞으로 TK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오랜 세월 쌓아온 TK의 가치, 지역발전, 한국 내에서의 지역적 위상, 글로벌 경제위기속에서의 미래방향 등 수많은 난제와 맞물려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게 지역현실이다.
불거진 국정농단의 면면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정운영의 문제로 볼 수 있지만 이게 어찌 박 전 대통령만의 문제이겠는가. 그를 앞세우고 호가호위했던 수많은 위정자들, 그 뒤에서 고위직을 꿰차고 무소불위의 그림자 권력을 휘둘렀던 숱한 남자들, 의원 뺏지들, 산하 기관단체장들 그들 모두의 동반책임이 있었음은 분명하다.
헌정사상 아버지와 딸이 모두 대통령을 지낸 유일무이한 최고 권력자였지만 일탈과 부정으로 인해 영어의 몸이 된 박 전 대통령을 바라보며 한편으로 안타까움과 측은함 또한 인지상정으로 우러 나오는게 당연하다.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이었던 TK지역민들의 마음이 왜 안타깝지 않겠는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최고 권력자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면서 수많은 TK지역 정치선량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치든 권력이든 그 고유의 범주를 벗어나서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살아있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선거 때마다 보수정당 후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찬조연설자로 모시기 위해 혈안이 됐었다. 도지사든 시장, 군수 후보이든 가리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이 연단에 올라 지지유세를 하면 국민들, 특히 TK 지역민들은 이유 불문하고 열정적으로 박수를 보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는 게 TK 지역에서는 명제처럼 이뤄져 왔다.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인 ‘새마을 사업’과 ‘경제개발’에 힘입어 가난을 벗었던 우리 국민들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를 연상케 하는 촉매가 되었으며, 박 전대통령 특유의 단아하고 정숙한 이미지는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대통령 선거당시 TK지역에서 8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것도 이 같은 선친의 업적과 박 전 대통령의 긍정적 이미지가 상쇄작용을 일으킨 결과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 박 전 대통령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아직도 지지자들은 ‘정치보복’으로 인식하고 박전대통령을 구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세월은 박 전 대통령의 편에 서있지 않은 듯하다.
박 전 대통령의 추락을 바라보는 TK 지역민들의 마음이 편하기만 할 것인가. 사랑할수록 미워한다고 그를 열광적으로 지지했던 사람들이 더 가슴아파하고 미워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박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모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현역 정치인들은 물론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모든 예비후보들이 앞으로 정도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경북뉴스통신 정승화 취재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