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북뉴스통신】특별취재반=포항 땅이 지진순간 ‘물 반죽된 늪’처럼 물렁해졌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아파트 전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흥해읍 대성아파트는 이 같은 지반변화 때문에 기우뚱 한 것으로 앞으로 지역에서 제2의 추가 지진발생시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포항 지질현장을 조사한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손문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지로 꼽히는 흥해읍 용천리 일대 논밭을 조사한 결과 지하에서 화산처럼 솟아오른 모양의 모래흙과 지하수가 곳곳에서 발견됐는데 전형적인 ‘액상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지진이 발생할 때 지하수가 주변 점토나 모래를 흡수하여 뒤섞인 흙탕물이 지표면으로 분출돼 단단했던 토지가 늪처럼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같은 현상으로 지진발생이후 대규모 지반 침하와 건물 붕괴와 같은 2차 피해를 불러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액상화현상이 국내 지진사상 처음 발생한데다 포항의 지반이 화강암인 경주와 달리 액상화현상이 발생하기 쉬운 ‘퇴적암’으로 이뤄져 있어 차후 지진 재발 시 대형사고시 또다시 대성아파트와 같은 건물침하와 기울임 현상의 위험이 내재돼 있다는 사실이다.
강원대학교 이희권 지질학과 교수는 “현장에 가보니 모래와 물이 함께 솟아오른 액상화현상이 줄을 이어져 있었다”며 “만약 액상화현상이 심하게 일어나는 지역일 경우 그 피해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학교 손문 교수 연구팀은 “액상화가 일어나면 건물이 물위에 떠있는 상태가 된다”며 “이번 지진으로 기울어진 대성아파트의 경우 땅속의 흙탕물이 분출해 생긴 공간 탓에 지반이 뒤틀려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상청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일반적인 지진 후 발생하는 액상화 현상인지 아니면 지열발전소 등에서 인위적으로 땅속으로 넣은 물이 솟구쳐 나온 것인지에 대한 조사를 진앙지 일대 40개소를 대상으로 19일부터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지진의 원인을 둘러싸고 포항지열발전소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모 대학 지질전문가가 주장한 것과 관련, 포항지열발전소 와 관련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에서는 해명과 함께 언론의 동향과 여론의 흐름에 신경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뉴스통신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