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북뉴스통신】최소희 기자= 막걸리로 만든 전통 발효식초 '막걸리 식초'가 전국 최초로 포항에서 곧 출시될 예정이다.
옹해야 막걸리로 경북 포항지역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포항 청슬전통도가' 정광욱 대표(42)가 그 주인공.
포항에서 막걸리 만드는 젊은이로 몇 년 전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정광욱 씨가 지난 3년 동안 직원들과 연구개발을 통해 완전발효를 통한 막걸리식초 개발에 성공한 것.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20일에 불과해 외지지역 판매나 수출판매에 애로가 있어 포항, 경주지역에 국한하여 판매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오래 보관해도 되는 막걸리식초 개발로 일반판매 및 인터넷 판매 등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해 졌다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청슬전통도가는 포항시 북구 기북면에 있다. 예로부터 물 맑은 고장으로 유명한 곳으로 조선시대부터 막걸리를 빚는 양조장이 두군데나 있었을 만큼 기북의 청정수는 그 명성이 높다. 정대표가 이 물로 빚은 막걸 리가 몇 년전부터 포항은 물론 전국적으로 그 명성을 얻고 있는 '옹해야' 막걸리다.
경주 건천출신 시인 박목월의 '기계장날'이란 시 구절에도 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지역 막걸리를 시인도 즐겨 마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사연어린 기북 지역에서 지난 2010년 양조장인 청슬전통도가의 문을 연 정대표가 7년의 세월을 보낸 현재 연매출은 6억 원, 3명의 동업자이자 초기직원들은 13명까지 늘었다. 몇 년사이에 탄탄한 알짜기업이 된 것이다. 포항시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돼 양조장 부지위에 막걸리 식초공장을 짓게 된 것도 꿈 많은 정 대표에게 찾아온 행운 이었다
"발품 팔아 포항, 경주일대 약 300여 업소에 막걸리를 공급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었지만 유통기한의 한계 때문에 지역을 넘어 판매하지 못하는 장벽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예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주점을 열어 직접판매를 병행한 것이 매출극대화의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정대표는 현재 주점이 있는 포항시 북구 양덕동 대구은행 출장소 인근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건평 약 1백명 규모의 4층 건물을 짓고 있다. 오는 10월 완공예정인데 준공되면 그쪽으로 주점을 옮길 예정으로 지금 가게 문을 닫고 잠시 쉬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에는 막걸리 중심으로 영업을 했는데 이젠 술과 밥을 동시에 판매하는 그야말로 '옹해야 주점'을 할 계획입니다. 누구든지 와서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고, 막걸리 한잔 할 수 있는 내 집 같은 그런 편한 주점을 하려고요"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정 대표는 또 막걸리 연관 산업에 대한 포부를 이어갔다. 조만간 출시될 예정인 막걸리식초에 지역 특산물인 죽장사과와 가시오가피, 장기 산딸기 등을 접목하여 '막걸리 사과식초', '막걸리 가시오가피 식초', '막걸리 산딸기 식초'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지역 농가들과 함께 판매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다 유통기한이 지난 막걸리를 이용해 천연비료를 생산한다는 알찬 계획도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명색이 사회적 기업 아닙니까. 저는 포항토박이인 만큼 지역과 함께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제 고향 포항이 자랑스러우니까요"
실제로 그의 회사 종업원가운데 지적장애인과 청각장애인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람 좋은 정 대표는 판매수익의 1%를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는 헌신도 잊지 않고 있다. 옹해야 하면 착한기업이 떠오르는 것은 이 같은 그의 선행덕분일 것이다.
포항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 만해도 약 9개소에 이르고 있는데 정대표의 청슬전통도가가 매출규모면에서 3위에 이를 만큼 그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결국 막걸리는 맛이 승부를 좌우한다고 봐요. 옹해야는 깔끔한 맛이 일품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 거죠. 막걸리의 텁텁한 맛을 없앤 것이 인기를 끈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는 옹해야의 성공비결을 일단 맛있기 때문이라며 이제 막걸리뿐만 아니라 약주도 생산해 시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포항청년연합부회장과 영신고등학교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정대표는 자신의 성공을 도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포항지역 청년후배들에게도 늘 도전할 것을 주문한다고 했다.
막걸리쟁이 정대표는 역사적으로 그의 취향과 닮은 시인 박목월의 '기계장날'이란 시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아우 보래이/사람 한평생/이러쿵 살아도 저러쿵 살아도 시큰둥하구나.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그렁 저렁 그저 살믄/오늘같이 기계장도 서고/허연 산뿌리 타고 내려와/아우님도 만나 잖는가배/안그런가 이 사람아/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그저 살믄/오늘같은 날 지게 목발 받혀 놓고/어슬어슬한 산비알 바라보며/한잔 술로 소회도 풀잖는가/그게 다 기막히는 기라/다 그게 유정한기라」
【최소희 기자=경북뉴스통신 문화교육 데스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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