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동 새마을금고 안기수 이사장)
【포항/경북뉴스통신 】정승화 기자= 마을주민이 사재를 털어 만든 마을장학회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동 바다솔 장학회’ 안기수 회장(60)이 그 주인공.
안 회장은 현재 포항 송도동 새마을 금고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가 발 벗고 나서 장학회를 발족한지 올해로 7년째, 지난 2011년 5월이 역사의 시작이었다. 포항시내 29개 읍면동 가운데 유일한 마을 장학회이다.
“여러가지로 부족한 저에게 지난 2009년부터 송도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이라는 과분한 직책을 맡겨 주신 동네 주민들에게 뭔가 기여할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마을 장학회를 설립하게 된 겁니다”.
안회장이 사재를 털어 3천만원으로 출발한 장학회 기금은 현재 8천만원, 매년 송도지역 중고생 20명씩을 선발, 1인당 20~30만원씩 연간 5백만원의 장학기금을 지급하는데도 오히려 장학기금은 증가하고 있다.
“장학회의 취지를 알고 설립초기부터 동참하고 있는 30명의 장학위원들이 후원계좌를 만들어 매월 일정기금을 십시일반 적립하고 있으며, 동네주민들도 길흉사가 있으면 목돈을 장학기금으로 쾌척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장학회 취지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아 기금액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사장으로 몸담고 있는 송도동 새마을금고에서도 매년 일정금액을 공익재단에 기부토록 돼 있어 연간 5백만원을 바다솔 장학기금으로 내놓고 있음은 물론이다.
지금까지 바다솔 장학회를 통해 수혜를 받은 학생은 약1백여명, 이가운데 바다솔 장학회 출신 학생 2명이 최근 중소기업에 취직해 받은 월급 일부를 후배들의 장학기금으로 내놓았을 때 정말 큰 보람과 기쁨을 느꼈다고 안회장은 회고했다.
“송도동은 지난 1980~90년대 까지만해도 인구수가 3만5천명에 이를 정도로 포항에서 가장 잘사는 동네로 손꼽혔죠. 포스코에서 가장 가까워 포스코 직원 가족들이 많이 거주한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다수 포스코 직원들이 주거 환경이 좋은 다른 동네로 이사 나가고 경기마저 어려워지면서 인구가 당시의 절반수준인 1만5천여명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먹고살기가 힘든 동네가 된 거죠”
안 회장은 실제로 송도지역 초등학교에는 무료급식 어린이만 1백70여명에 이를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 많다고 씁쓰레 했다.
조상대대로 송도에서 뿌리내려 살아왔다는 안회장은 “우리아이들이 돈 걱정 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바다솔 장학회’를 더욱 활성화 시킬 계획”이라며 “송도의 옛 영광을 되살리고, 언젠가 포항에서 가장 잘사는 동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송도동 바다솔 장학회’를 통해 중·고교생 자녀의 장학 혜택을 받기를 원하는 송도주민은 ‘송도동 주민센터’나 ‘송도동 새마을 금고’을 찾아 신청서류를 제출하면 적정 심사과정을 거친 후 대상자로 선정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