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포스코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4명이 공사수주비리로 전격 구속되면서 포스코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수년동안 “투명경영”을 외치며 포스코 내부는 물론 협력업체간 각종 하도급 비리도 근절하겠다고 공언해온 포스코의 검은 속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번에 구속된 4명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사를 확대할 의지를 보이고 있어 포스코 내부, 소위 몸통격인 경영진까지 비리에 연루됐을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대구지검 특수부에 의해 지난 2일 전격 구속된 포스코 직원은 구매실에서 구매담당을 맡았던 여직원 A씨(30)와 투자엔지니어링실 과장 B씨(51) , 하청업체격인 협력업체 영업이사 B씨(47), 또 다른 협력업체 상무 D씨 등이다.
검찰이 밝힌 비리혐의는 간단하다.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간 전형적인 뇌물성 비리등이다. 예컨대 구매담당인 여직원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하청격 업체가 공사를 수주받을수 있도록 도와준뒤 그들로 부터 2억6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투자엔지니어링실 B과장은 타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업체를 협력업체로 등록시켜 입찰할수 있도록 손을 쓴뒤 외제 승용차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과연 이들의 행각이 단순히 개인비리차원인가 하는 점이다. 대기업인 포스코의 조직시스템과 업무적 연계성으로 볼때 제2, 제3의 몸통이 연결돼 있다는 것은 어려운 상상이 아닐 것이다.
검찰에서도 이점을 주시, 수사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여서 향후 포스코와 협력업체간 하도급 비리가 어떤 결말로 맺을지,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지역민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스코의 이번 비리사건은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지 1년여 시점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여서 경영진의 입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견해가 많다.
이미 최회장 취임 초기부터 포스코 노조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아직까지 내부적 만성적 문제로 내재돼 있는데다 최근에는 50대 직원의 산재사망까지 발생하는 등 악종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포항제철소장을 지낸 안동일 포스코 자문역이 최근 경쟁사인 현대제철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포스코 직원들은 물론 연관기업, 협력업체, 지역민들 사이에 여론이 분분한 실정이다.
지역민 A씨는 “포항지역 대표기업으로 평소 투명경영을 강조해온 포스코가 버젓이 일감을 준 업체관계자로부터 뇌물을 받는 행태가 사실로 드러난것은 겉과속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라며 "여기에 포스코 최고경영진까지 경쟁사로 자리를 옮기니 포스코 내부에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포스코의 전,현직 회장이 지난해 받은 수십억대의 보수가 공표되면서 “서민들은 오늘 죽느냐 내일죽느냐 할만큼 먹고 살기 힘든데, 국민적 사랑을 받는 포스코가 너무하는것 아니냐”는 비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 1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힌 경영진 연봉수령액을 보면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모두 18억2천2백만원, 오인환 전 사장은 12억5천2백만원, 장인화 사장은 11억8천만원, 유성 전 부사장은 9억7천2백만원, 전중선 부사장은 6억3천8백만원, 현대제철 사장으로 이직한 안동일 전 부사장은 퇴직금 포함 15억8천1백만원을 지급받은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