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죽도시장 온누리상품권 사태, 행정은 무엇을 했나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오피니언

KNC 칼럼

〈칼럼〉 죽도시장 온누리상품권 사태, 행정은 무엇을 했나

기사입력 2026.10.22 13:49    정승화기자 @

 

[꾸미기]KakaoTalk_20261022_135720048.jpg

 

지난 18일부터 포항 죽도시장과 중앙상가 일대에서는 손님들이 내민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없게 된 점포들이 발생하면서 상인들의 불만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을 갱신하면서 죽도시장 200여 개 점포와 중앙상가 일부 점포를 가맹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수년간 아무런 문제 없이 상품권을 받아온 상인들은 하루아침에 가맹 자격을 잃었고, 손님들도 평소처럼 사용하던 상품권으로 물건을 살 수 없게 됐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살려야 할 중소벤처기업부의 제도 운영이 오히려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가맹점 탈락의 주된 이유는 '전통시장 구역 밖'이라는 것이다. 가게가 이전한 것도 아니고 영업 형태가 달라진 것도 아니다. 시장은 오랜 세월 자연스럽게 확장됐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케이드 설치와 시설 현대화 사업까지 추진해 왔다. 

 

그런데 정작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자격을 심사할 때는 오래전에 그어진 행정상 경계선을 적용해 시장이 아니라고 한다. 시설을 설치할 때는 전통시장이고 상품권을 사용할 때는 전통시장이 아니라는 설명을 상인들이 어떻게 납득하겠는가.

 

[꾸미기]KakaoTalk_20261022_121648753.jpg

 

이번 사태의 파장은 단순히 몇몇 점포의 결제 수단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죽도시장은 포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자 경북 동해안의 주요 수산물·농산물 유통 거점이다. 상인들은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막히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상인회 측에서는 시장 전체 매출이 30%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이윤이 많지 않은 도매상들에게 상품권 결제 중단은 거래처 이탈과 카드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어느 날 갑자기 예고 없이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정한 관련 법률은 이미 2023년 개정됐다. 그렇다면 지난 3년 동안 중소벤처기업부와 포항시는 무엇을 준비했는가. 기존 가맹점들이 행정상 전통시장 구역에 포함돼 있는지, 시장의 현실과 지정 구역이 일치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 문제가 이강덕 전 시장 재임 시기부터 대비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는 점이다. 법률이 개정된 2023년부터 갱신 시점까지는 시장 구역의 불일치를 조사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할 시간이 있었다. 

 

당시 포항시가 어떤 사전 점검을 실시했고, 구역 변경이나 가맹점 보호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충분한 준비기간이 있었음에도 상당수 점포가 가맹 자격을 잃었다면 행정의 사전 대응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따져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포항시의 재정 문제를 둘러싸고도 과거 시정에서 이뤄진 정책 결정과 재정 운용이 현재의 시정에 어떤 부담을 남겼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온누리상품권 사태 역시 행정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전임 시정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후임 시정의 현안으로 넘어왔다면, 그 경위를 밝히고 재발을 막는 일이 필요하다. 다만 두 사안의 원인과 책임이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각각의 정책 결정과 행정 처리 과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현재 포항시는 가맹점에서 제외된 점포들을 구제하기 위해 골목형상점가 지정을 추진하고 중앙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응이 실제 상인들의 피해를 줄이는 성과로 이어지느냐는 것이다.

 

[꾸미기]KakaoTalk_20261022_121635232.jpg

 

포항시는 죽도시장과 중앙상가의 실제 상권을 면밀히 조사하고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해 기존 가맹점의 자격을 한시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부터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맹점의 부정유통을 방지하고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정상적으로 영업해 온 상인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제도 운영의 적절성을 돌아봐야 한다. 

 

정부는 전통시장 구역 변경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도가 바뀔 때까지 상인들에게 마냥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존 가맹점에 대한 한시적 유예나 신속한 구역 조정 등 현실적인 구제 방안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는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제도 적용과 지방행정의 사전 대응 문제가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상대 기관의 권한과 규정만을 내세우며 책임을 미루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포항시가 함께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하고, 지난 3년간 어떤 검토와 조치가 이뤄졌는지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상인들에게는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보다 당장 장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시급하다. 죽도시장 상인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특혜가 아니다. 어제까지 해오던 장사를 오늘도 정상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행정은 문제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것보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데 더 큰 가치가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포항시는 전임 시정에서부터 이어진 현안들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시민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경북뉴스통신 슬로건.jpg

 

 

 

<저작권자ⓒ경북뉴스통신 & iknc.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제호 : 경북뉴스통신 | 등록번호 : 경북, 아00444  |  등록일 : 2017년 11월28일 | 사업자등록번호 : 582-69-00625
  • 대표자명 : 최소희 | 발행인 겸 편집인 : 정승화 | 청소년 보호책임자 : 김진국
  • 대표전화 : 054-252-3561(010-8651-8368)  |  주소: 포항시 북구 중앙로 313, 3층(신흥동)
  •  
  •  Copyright ⓒ 2017 경북뉴스통신 All rights reserved.
  • 경북뉴스통신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