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실업급여를 세 차례 이상 받은 반복수급자가 연간 1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산불감시원 등 공공부문의 계절형·단기 일자리 운영 방식도 반복수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 실업급여를 3회 이상 받은 사람은 2022년 10만2천명에서 2023년 11만명, 2024년과 지난해 각각 11만3천명으로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7만7천명이 3회 이상 수급했다.
반복수급자에게 지급된 실업급여는 2022년 4천985억원에서 지난해 5천997억원으로 3년 사이 2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1인당 평균 지급액은 약 530만원이었다. 5회 이상 수급자도 1만5천명에 달했고 한 사람이 최대 7차례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같은 사업장에서 퇴직과 재취업을 반복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도 매년 6만명 안팎에 달했다. 2022년 5만8천명에서 2023년 6만6천명, 2024년 6만7천명, 지난해에는 6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부정수급 적발도 이어지고 있다. 적발 건수는 2022년 2만3천869건에서 지난해 2만5천105건으로 늘었다.
자진 퇴사를 계약만료나 권고사직으로 꾸미거나 재취업 사실을 숨기는 등의 사례가 적발됐으며, 대구에서는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는 업주가 브로커를 동원해 유령 근로자를 모집하고 7년간 실업급여 5억4천만원을 부정수급한 사건도 적발됐다.
그러나 반복수급 문제가 개인의 부정수급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산불감시원과 환경정비, 공공시설 관리 등 계절형·기간제 일자리가 매년 일정 기간 고용과 계약종료를 반복하면서 합법적인 반복수급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산불감시원의 경우 산불조심기간을 중심으로 연간 7개월가량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한 고용보험 가입기간 등 수급요건을 충족하고 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어, 이듬해 다시 같은 일자리에 채용될 경우 ‘근무→계약종료→실업급여→재취업’이 반복될 수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고용노동부 통계만으로는 전체 반복수급자 가운데 공공부문이나 계절형 일자리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 반복수급 실태를 별도로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공부문의 단기계약 관행도 개선 대상에 올랐다. 노동부 조사에서는 공공부문 기간제 근로자 14만6천명 가운데 절반인 7만3천명이 1년 미만 계약으로 나타났다. 기초지자체 30곳을 대상으로 한 감독에서는 11개월 이상 1년 미만 계약자가 2천117명, 364일 계약자도 1천833명 확인됐다.
실업급여 반복수급을 줄이기 위해 수급요건 강화와 반복수급액 감액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산불감시원 등 계절형 일자리 참여자 상당수가 고령층과 농촌지역 주민인 만큼 일률적으로 수급요건을 강화할 경우 취약계층의 소득 안전망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정수급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공공기관과 사업주의 반복적인 단기고용 관행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계절형 공공일자리의 경우 업무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가능한 분야는 연중 고용 형태로 전환하는 등 고용구조 자체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