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경북의성에서 촉발돼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군까지 6개시군을 28일까지 일주일간 불바다로 만든 경북지역 산불은 인명피해는 물론 동물과 농어업·산림소실 등 모든 분야에 있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이번산불로 의성은 1만282ha,안동은 9896ha,청송은 9320ha,영양은 5070ha,영덕은 8050ha등 모두 4만5157ha의 경북북동부 산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지금까지 최대산불로 기록된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면적 2만3794㏊의 1.9배의 규모다.
▲인명피해
이번 산불로 목숨을 잃은 이들은 모두 26명으로 영덕군이 9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영양군 7명, 안동과 청송 각각 4명, 의성 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3월 26일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 산불진화에 투입됐던 헬기가 추락해 헬기기장이 사망해 많은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중경상을 입고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들만 약 50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은 완전진화됐으나 갈곳이 없어 각 시군 군립회관과 체육관 등으로 대피한 이들은 현재까지 3만7361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중 3만여명은 산불완진으로 귀가했으나 6133명의 주민들은 갈곳을 잃어 대피소에서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역별로는 안동시 2437명, 청송군 1212명, 영양군 897명, 영덕군 890명, 의성군 697명 순으로 집계됐다.
요양시설 43곳의 1991명(포항 283, 안동 1023, 의성 231, 청송 320, 영양 29, 영덕 11, 울진 94명)도 다른 곳으로 대피해 있다.
▲소·돼지 등 가축과 농작물 피해도 심각
이번 불로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과 양식장 등의 피해도 심각하다. 현재까지 파악된 가축피해규모를 보면 △닭 5만여마리(안동), △돼지 2만4470마리, △ 한우 34마리, △양봉 3,090통으로 집계됐다.
또 수산업이 주업인 영덕군에서는 산불로 전기가 끊기면서 은어양식장에서 기르던 강도다리와 은어 등 양식어류 68만마리(36억원 상당)가 폐사했다.
여기에 과수원과 마늘밭 등 농작물 피해도 급증해 현재까지 파악된 규모만 1553ha로 집계됐다.
▲주택과 문화재, 농사용시설물 등 건축물 피해 급증
이번 산불은 의성군 안계면에서 시작돼 신평면을 거쳐 안동시 풍천면과 청송, 영양, 영덕까지 직선거리로 무려 80km를 파죽지세로 내달리며 반경내에 있는 산림은 물론 마을과 논밭, 과수원, 사찰 등 닥치는대로 불이 옮겨붙어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건조한 대기와 태풍급 강풍으로 불꽃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시간당 8km의 속도로 맹렬한 기세로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경북도에 따르면 산불최대피해 5개 시군에서 주택은 3,617가 화재피해를 입었다. 영덕이 1,356개로 피해규모가 가장 커고 안동 1,230, 청송 625, 의성 296, 영양 110개가 불에 탔다. 피해주택 대부분은 전소됐다.
또 문화재는 사찰 5개(안동 2, 의성 2, 청송 1), 불상 2개(의성 2개), 정자 2개(안동 1, 청송 1개), 고택 12개(안동 6, 청송 6개), 기타 4개(안동 3, 영양 1개) 등 25개가 피해를 봤다.
이밖에 시설하우스 290동, 축사 71동, 농기계 2639대, 농산물 유통가공 공장 6개와 축산창고 3동도 불에 탔다.
영덕에서는 노물항의 어선 16척과 인양크레인 1대, 양식장 6개 중 2개가 전소됐고 나머지는 일부 피해 및 단전 피해를 봤다. 수산물 가공업체 1개의 공장도 모두 탔다.
▲ 전기와 통신시설 등도 화재피해
산불로 전기와 통신시설도 화재피해로 한때 6개 시군 31개 지역에서 통신이 두절되는 등 피해가 극심했다.
도내 무선 중계기 921개가 불에 탔으며 유선전화와 인터넷 7086개 장비도 불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초고압 송전선로 7개 구간 중 1개 구간이 차단됐으나 다행히 정전구간은 없었다.
주택·건물의 7546개 전력량계 등이 타 현재 5794개가 복구됐으며 1751개(안동 86, 청송 230, 영덕 1,420, 영양 15)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상·하수도 시설은 43개(안동 22, 의성 4, 청송 9, 영양 3, 영덕 5개)가 피해를 입었고 40개가 복구됐다.
▲ 산불진화 동원인력만 약 3만여명
이번 경북지역 산불진화를 위해 동원된 인원은 총 2만8462명으로 역대 최대규모로 집계됐다.
공무원이 68447명, 진화대원 4786명, 경찰 2724명, 소방 9034명, 군인 2749명, 민간단체 2722명이 투입됐다. 또 진화 장비로 헬기 500대, 소방차 2869대 등 모두 4022대가 동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