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여야가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 성사 여부가 중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법안은 3월 임시국회로 넘어가 재논의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2~3일 연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즉각 열어 TK 통합법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까지 포기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지”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과 광역단체장, 광역의회 의장단도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 처리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갈지자 행보’가 문제라고 맞섰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통합에 대해 오락가락하며 본회의 상정을 막은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대전·충남 통합특별법까지 포함한 단일안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도 “여야 지도부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여야 대치는 지역 민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TK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보수 텃밭 균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합이 무산될 경우 지방선거 판세에 적잖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은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법사위에서 지역 의견 수렴을 이유로 심사가 보류됐다. 이후 여야 대치와 필리버스터 정국이 이어지며 법사위가 열리지 못한 채 회기 종료를 맞게 됐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행정통합은 정당의 일이 아니라 나라의 일”이라며 여야 협조를 촉구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시대적 과제”라면서도, 정치권의 대응을 비판했다.
대구시는 3월 임시국회 초반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북도 역시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특별법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경북 북부권 기초의회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이어지고, 여야가 대전·충남 통합법 연계 처리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3월 국회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막판 타협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지방선거 전 처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