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포항 요양병원서 환자가 환자 소화기로 때려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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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 요양병원서 환자가 환자 소화기로 때려 숨져

끊이지 않는 요양병원 사건사고전국서 환자 간 폭행·흉기 사건 잇따라
기사입력 2026.08.05 14:11    강영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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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의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같은 병실 환자를 소화기로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계기로 전국 요양병원에서 반복되는 환자 간 폭행·안전사고에 대한 관리 대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70대)는 지난 2일 오후 1시쯤 포항시 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함께 입원 중이던 환자 B씨(60대)를 향해 소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치료를 위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 날인 3일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전국 요양병원서 환자 간 흉기·폭행 사건 잇따라

 

요양병원 입원 환자 간 폭행·상해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일 오후 6시 43분쯤 광주 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입원 환자가 같은 병실을 쓰던 다른 환자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고, 경찰은 가해 환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했다.

 

환자를 돌봐야 할 요양시설 종사자에 의한 학대 사건도 반복되고 있다. 한 요양병원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입원 중인 치매 환자를 폭행해 눈 부위에 멍과 부종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례가 있었다. 또 다른 요양시설에서는 90대 입소자가 같은 방 입소자로부터 일방적인 폭행을 당한 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는데도 시설 측이 제때 병원 치료 등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아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CCTV 영상으로 드러나 방송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 노인학대 신고, 해마다 역대 최다 경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39개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지난해 접수한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만6578건으로 전년 대비 16.8%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노인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7973건으로 전체 신고의 30% 수준이었으며, 이 역시 전년보다 11.2% 늘었다. 학대 발생 장소는 가정 내가 7076건(88.7%)으로 가장 많았지만,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이 포함되는 생활시설 내 학대도 614건 발생해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피해 노인의 연령대는 70대가 42.3%로 가장 많았고 80대(26.4%), 60대(26.0%) 순이었다.

 

◆ "요양원엔 CCTV 의무, 요양병원엔 없어"

 

전문가들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요양원) 간 관리 규정의 차이를 문제로 지적한다. 노인요양시설 등 장기요양기관은 2023년 개정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공동거실과 침실, 식당 등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를 어기면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2024년 1월 기준 전국 설치 대상 시설의 99.9%가 CCTV 설치를 마쳤다. 그러나 요양병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아닌 의료법의 적용을 받는 의료기관으로 분류돼, 노인학대 위험이라는 측면에서는 유사한 환경임에도 CCTV 설치 의무 대상에서 빠져 있다.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이 사실상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적용 법률과 관리 기준이 다르다 보니, 요양병원에서 발생하는 환자 간 폭행이나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감시 체계에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정부, 신고의무자 확대 등 대응 강화

 

보건복지부는 노인학대 신고 활성화와 재학대 예방을 위한 대책을 순차적으로 내놓고 있다. 기존 18개 직군이던 노인학대 신고의무자 범위에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조무사와 사회복지사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며, 장기요양기관·요양병원이 입소·입원 과정에서 본인과 보호자에게 노인학대 신고 애플리케이션 '나비새김' 설치와 신고 방법을 안내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노인학대 예방의 날이 포함된 6월 한 달간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노인학대 예방·근절 추진 기간'을 운영하고, 재학대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사후관리가 끝난 뒤에도 AI 상담사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점검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이 신고와 사후관리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요양병원 내 환자 간 폭행이나 흉기 사건처럼 예측이 어려운 돌발 상황을 막을 수 있는 현장 감시·인력 배치 기준 마련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요양병원 입원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요양병원에 대해서도 CCTV 설치나 안전 인력 배치 기준을 요양시설 수준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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