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또다시 엇길로 빠지고 있는듯하다. 새로운 당대표로 ‘찬탄파’ 장동혁 당대표를 당선시키는 극우보수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결선 투표에서 50.27%라는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 그는 스스로를 ‘반탄(탄핵 반대)·친윤’의 기치로 내세운 인물이다. 이는 결국 당의 향방이 또다시 극우보수 색채로 기울어졌음을 방증한다.
당심은 장 대표에게 몰렸지만 민심은 그렇지 않았다.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전 장관이 우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원 투표에서 친윤 핵심 세력의 결집이 장 대표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로써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사실상 지지했던 김 후보는 패배했고, 친한 세력의 영향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은 중도와의 가교를 스스로 끊고, 친윤 중심의 폐쇄적 정치로 회귀하는 길을 택한 셈이다.
문제는 내년 6월 지방선거다.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20% 안팎까지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극우보수’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지도부를 세웠다.
당이 쇄신 대신 구태 계파정치에 기대고, 민심과 괴리된 노선을 고집한다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물론 제3지대 세력에게조차 밀릴 수 있다.
장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지만,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집권 세력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서민과 민생을 지키겠다는 약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여전히 ‘탄핵 트라우마’와 ‘친윤 결속’이라는 낡은 구호에 머물러 있다면, 그 앞날은 뻔하다.
중도 보수층의 이탈은 가속화되고, 민심과의 괴리는 더 깊어질 것이다.
정당은 시대정신을 따라야 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협치와 혁신, 그리고 새로운 대안의 제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번 당대표 선출을 통해 여전히 과거의 논리에 매몰돼 있음을 드러냈다. 쇄신 없는 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민심을 읽지 못한다면, 지방선거는 물론 장기적으로 보수정치의 미래마저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