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2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약 70여일 앞둔 ‘포항북구’ 선거구의 양상은 김정재의원과 시민단체들간의 공방으로 선거판이 변질되는 양상이다. 권투로 견주면 챔피언격인 현역 재선의원인 김의원을 놓고 링밖의 관중인 시민단체들이 주먹을 휘두르는 격이다. 

현재까지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포항북구 예비후보는 모두 7명. 더불어민주당 1명과 국민의힘 5명, 자유통일당 1명 등이다. 대부분 청와대출신이거나 현정부 차관, 의사출신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이들 도전자들도 연일 얼굴알리기와 정견, 공약을 쏟아내고 있으나 링밖의 시민단체들의 보폭이 더 커지면서 오히려 신예후보들의 활약상이 가려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점차 불꽃을 뿜고 있는 포항북구 선거현장의 최대 아젠다는 무엇이며, 지역여론의 물길은 어느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 가늠해본다(편집자 주)

-----------------------------------------------------

▲ 국민의힘 공관위, ‘포항북’ 공천방식 최대 관심

TK 대부분 지역이 그렇듯이 포항북구 선거판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칼자루가 쥐여줘 있다. 역대 선거가 증명하듯 1차적으로 국민의힘 공천권을 거머쥔 후보가 최종 승자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포항북구도 현역 김정재의원과 국민의힘 이부형 전 대통령실 행정관(51), 권용범 전 대구미래대학장(58), 윤종진 전 국가보훈처 차관(57),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54), 허명환 전 청와대 사회정책행정관(63) 등 국민의힘 공천희망자 6명 가운데 누가 공천티켓을 따내느냐가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문제는 국민의힘 공관위가 포항북구에 대해 어떤 공천방식을 택할지가 관건이다. 예컨대 컷오프나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할 경우 김정재의원에게는 적신호가 될 것이다. 이는 현역의원을 물갈이하고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겠다는 공관위의 의자가 반영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도전자들이 원하는 구도다. 

반면 여의도연구소 등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등에서 2위와의 압도적인 여론차이 등으로 단수추천이나 경선대상지역으로 결정된다면 당원투표와 여론 등에서 우위권을 가진 현역의원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공천심사에 들어간 국민의힘이 최대 50곳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하겠다고 발표한바 있어 TK지역 재선이상 의원들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질수 있다는 분석이다.

▲ 포항시민단체들의 잇따른 ‘고발’과 ‘보이지 않는 손’

포항북구 총선전의 최대 이슈는 김정재의원측과 시민단체와의 치열한 공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6~7명의 도전 후보들이 저마다 다양한 정책과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으나 시민들의 관심은 뒷전인 듯 하다. 

오히려 국민의힘 당사에서 ‘시위’를 벌이고, 김정재의원에 대해 중앙선관위와 검찰에 ‘고발’의 연타석을 날리고 있는 시민단체의 모습이 부각되면서 김의원측이 이를 어떻게 방어하며 3선고지에 힘겹게 오르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다. 

포항북구 선거판을 종횡무진 흔들고 있는 시민단체는 ‘포스코 포항이전범대책위원회(간략)와 포항시개발연합회 등이다. 지난 10일 김의원과 전 사무국장을 정치자금법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최근에는 김의원측이 여론조사형식의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며 중앙선관위에 고발했다. 

통상적으로 도전후보들의 역할을 시민단체가 대신하고 있는 인상이다. 김의원측에서도 이같은 잇따른 고발 등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 ‘사실과 다름’ 등 대처하고 있으나 국민의힘 공천심사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적잖이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사실여부를 떠나 공천심사에 악영향을 끼칠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이들 단체들이 포항시 관변단체이거나 보폭을 함께하는 단체들이여서 그 배경을 놓고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이강덕 시장을 지목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당시 ‘컷오프’를 당한바 있어 아직 앙금이 사그라들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이같은 분석의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 포항남·울릉 선거구를 통해본 포항북구 선거

2개 선거구가 있는 포항지역에 있어 유독 이번 총선의 특이 점이 있다면 포항북구 보다는 ‘포항남·울릉’ 지역구 쏠림 출마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그동안 포항북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여성후보인 진형혜 변호사도 지난 25일 막바지로 포항남·울릉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역인 김병욱 의원을 포함, 모두 12명이 경합하는 역대 최대경쟁률을 보이는 셈이다. 

이에비해 포항북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현역포함 8명이다. 상당수 후보들이 김정재의원과의 대결을 피해 남구로 옮겨갔다는 여론이 많다.

김의원이 일명 ‘친윤그룹’으로 분류될 만큼 윤대통령은 물론 국민의힘 수뇌부과 밀접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돼 왔던 ‘서울차출론’이 이뤄지지 않자 많은 후보들이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많다.

이와관련 김의원 지지자들은 “최다선이 재선인 경북지역에서 22대 총선에서 김의원이 3선 중진이 된다면 큰 보폭을 기대할수 있을 것”이라며 “영일만대교 조기완성과 이차전지국가특화단지선정, 의과대학유치 등 100년 포항의 성장동력을 기대해 볼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공천심사를 앞둔 상황에서 후보교체론도 만만찮다. 특히 국가보훈부 차관을 지낸 윤종진예비후보와 의사출신 이재원 예비후보는 포항고 선후배 사이로 동문들을 중심으로 인물교체론을 설파하고 있다.

오랜세월 포항북구에서 수차례 고배를 마셨던 허명환 예비후보 역시 지역민들의 동정론과 인물론에 고무돼 있다. 허명환·윤종진 예비후보는 또 행정고시출신의 인재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부형 예비후보의 경우 현정부 청와대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과학전문가인 권용범 예비후보의 움직임도 이채롭다. 

김정재의원까지 모두 6명의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어떤 공천경쟁룰이 정해질지가 승부의 관건이다.

▲ 일부 시·도의원들의 윤종진 예비후보지지와 파장

각종 여론조사(영남일보 1월24일 보도) 등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던 김정재의원에게 29일 느닷없는 악재가 생겼다. 

경북도의원인 한창화·이칠구의원, 그리고 포항시의원인 안병국·김민정 의원 등이 윤종진 예비후보를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포항북구 지역구인데다 당초 김정재의원 측근 지방의원들임에도 윤종진 예비후보지지로 선회해 포항북구 선거에 적잖이 파장이 예상된다. 

윤후보는 28일 SNS를 통해 “천군만마를 얻었습니다. 오늘 저녁 한창화·이칠구 경북도의원, 안병국·김민정 포항시의원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저와 뜻을 같이했다”고 밝힘으로써 확인됐다.

특히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공천심사에 들어가는 즈음에 포항북구 소속 시도의원들이 무더기로 타후보 지지에 나서 김의원 3선가도가 녹록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