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좌판에 깔린 미주구리 횟감
【KNC 뉴스】김명남 기자=동해안이 고향인 사람들에게 고향같은 말이 있다면 미주구리란 네글자다. 미주구리란 말속에는 고향, 엄마, 오일장, 초고추장, 푸른바다 등 수많은 풋풋한 시골정서가 한가득 묻어 나온다.
포항과 경주, 영덕, 울진, 삼척 등 동해안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물가자미가 바로 미주구리의 본명. 대게의 본고장 영덕군에서 대게만큼이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어종이 있다면 바로 미주구리다.
영덕군이 이런 물가자미(미주구리)축제를 올해로 벌써 12회째 개최하면서 이젠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새로운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미주구리는 특유의 비린내가 있어 외지인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하는 횟감이었지만 그것도 옛말이다. 오히려 외지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 것이 미주구리 횟집이라고 지역민들은 입을 모은다.
미주구리의 백미는 뼈째 총총썰어 채소류와 함께 양은그릇에 넣고 초고추장으로 쓱쓱 버무린 후 한 움큼 입속으로 음미하는 그 맛. 바로 그 맛이 동해안이 고향인 사람들을 영덕으로, 바다로 찾아오게 하는 비결이다.
마침 영덕군이 27일, 28일 이틀간 축산항 일원세서 물가자미(미주구리)축제를 개최하게 돼 현지인들은 물론 전국에서 몰려오는 외지관광객들로 또 한번 미주구리가 세상 사람들의 입을 흥분시킬 것으로 보여진다.
▲ 동해안 재래시장 어디서나 미주구리를 쉽게 볼수 있다
영덕 미주구리는 횟감으로도 일품이지만 얼큰한 찌개도 인기가 높아 영덕군 곳곳에는 미주구리찌개로 손님들의 발길을 잡는 유명식당들이 즐비하다.
미주구리는 뼈째 씹히는 부드러운 식감과 구수한 맛이 미각을 자극하는 핵심으로 한번 맛을 들이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횟감으로 뇌리 속에 단단히 자리잡게 된다고 회 마니아들은 말한다.
오랜 세월부터 동해안 바닷 속을 더듬어온 미주구리의 생을 한꺼번에 느끼듯 그렇게 부드럽고 구수한 미주구리의 맛을 향토사람들은 잊지 못하는 것이다.
영덕이 고향인 A씨는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너무 가난해서 잘 먹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미주구리는 동해안에서 흔하게 잡히는 어종으로 가격도 저렴해 많이 먹었다”며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으레 부모님이 미주구리횟감을 사오시는 게 당연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대게의 고장 영덕이 먼훗날 미주구리의 고장으로 불릴 날도 멀지 않은 듯 미주구리를 찾는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쇄도하고 있다고 영덕군 관계자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