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송도백사장 현장에 매립중인 준설토
【포항/경북뉴스통신】정승화 기자=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복원하고 있는 명사십리 송도해수욕장 백사장 복원 공사장에 썩은 악취가 나는 준설토를 매립해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오후 4시께 경북 포항시 북구 송도동 백사장 복원공사 현장에는 대형 차량 수백여대 분량의 준설토가 쏟아져 내렸다. 이 흙은 인근 북부의 두호항구에 퇴적된 모래 뻘 준설토로 이미 오랜 시간 퇴적된 데다 악취가 나는 검은흙들로 폐기해야 할 수준임에도 송도백사장 복원 현장으로 매립되고 있었던 것.
이 같은 항구 준설토를 송도백사장 복원공사장에 매립하도록 한 것이 바로 포항시. 한마디로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명사십리 백사장 복원사업에 포항시가 악취나는 준설토를 매립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송도동 개발자문위원회와 주민들은 18일에 이어 19일 오전 11시 긴급 비상총회를 소집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송도동 주민 A씨는 “가뜩이나 해수욕을 할 수 없는 3급수 수질인데다 수백억원의 돈을 들여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복원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백사장 속을 준설토로 채우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특히 포항시 감독관과 시의원이 이번 일에 깊숙이 개입돼 있어 주민들 사이에 온갖 소문이 무성하다”고 말했다.
▲ 송도백사장을 가득 채운 준설토
송도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사업은 해양수산청이 ‘연안침식방지사업’으로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3백80억원이 투입됐으며, 내년이면 마지막 공사인 모래를 채우는 소위 ‘양빈사업’을 끝으로 완결되는 초대형 해수욕장 복원사업이다. 포항시민들의 염원인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내년이면 다시 복원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같은 대형 국책사업에 항포구에서 퍼 올린 준설토로 백사장을 매립하는데 대해 송도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도 송도앞바다 수질이 안 좋은데 항포구의 썩은 퇴적 뻘모래 준설토로 백사장을 채우면 침출수가 흘러들어 수질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현장에서 드러난 준설토는 썩은 악취가 진동하고 돌과 자갈, 폐쓰레기 등이 뒤범벅이 된 퇴적토로 백사장 복원매립토로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은데도 18일 매립현장에 나타난 포항시 감독관과 시의원은 ‘모래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한편 포항시가 지금까지 준설한 두호동 항포구 준설토 양은 모두 2만㎥에 이르는데 문제가 불거지자 19일 매립 준설토를 다시 옮기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뉴스통신 정승화 취재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