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위에서도 복숭아는 다시 익어갑니다.”
지난 3월 대형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군의 복숭아 농가들이, 다시 햇살 아래 복숭아를 수확하며긴 어둠을 걷어내고 있다.
영덕은 경북 동해안의 대표적인 복숭아 산지다. 해풍과 일조량이 풍부해 향이 깊고 당도가 높은 복숭아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 산불로 수백 그루의 복숭아 나무가 잿더미로 변했고, 일부 농가는 수확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살아남은 가지에서 핀 햇복숭아가 다시 영덕의 여름을 알리고있다. 영덕군도 발 빠르게 나섰다.
오는 7~8월영덕읍 남산1리 마을회관 앞, 영해면 영해휴게소 야외판매장 2곳에서 복숭아 판매장터를 운영, 피해 농가의 판로를 지원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로 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이번 장터는 단순한 판매행사가 아니라 산불 피해를 딛고 일어서는 지역 농업인의 회복 프로젝트”라며, “전국 소비자들에게 품질 좋은 영덕 복숭아를 소개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장터에는 직거래 부스, 시식 행사, 온라인 연계 판매등도 병행될 예정이며, 수익금 대부분은 피해 농가에게 돌아갈 방침이다.
산불 당시 과수원 절반이 타버린 한 농민은 “그날은 정말 모든 걸 잃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복숭아 향처럼 따뜻한 응원을 많은 분들이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덕군의 복숭아는 매년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가 출하 성수기다. 군은 이번 장터를 통해 복숭아를 지역 경제 재건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