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경북도의원들, ‘논두렁에 불질러’ 소방출동 황당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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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도의원들, ‘논두렁에 불질러’ 소방출동 황당점검

기사입력 2024.11.28 19:20    강영근 기자 @

 

경북도의원 논두렁 불.jpg

 

경북도의원들의 ‘논두렁 불’이 전국적인 뭇매를 맞고 있다. 소방관들의 출동태세를 점검한다는 이유로 고의적으로 논두렁에 불을 붙여놓고 소방관들을 현장에 출동케 한 것이다.

 

경북도의회와 소방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3시 40분쯤 경북 상주 화산동의 한 논두렁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자는 "상주 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앞에 연기가 났다. 건물은 아니고 논두렁이다"라고 화재 상황을 설명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은 즉시 펌프차 2대와 대원들을 출동시켰다. 현장 도착까지 8분이 걸렸다. 막상 현장에 가보니 화재 면적은 넓지 않았다. 고작 모닥불 크기였고, 진압 시간은 10~20초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화재가 아니었다.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이 소방 출동 태세를 점검하겠다며 일부러 불을 지핀 뒤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고자도 위원회 소속 직원이었다. 도의원들은 소방대원들에게 "신속하게 출동해서 진압을 잘했다"고 격려하며 악수했다고 한다.

도의원들의 황당한 의정활동에 소방노조는 반발했다. 김주철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 경북본부위원장은 "도의원들의 갑질이고 권한 남용"이라며 "정기 훈련과 불시 출동 훈련까지 따로 있는데 무슨 짓이냐"고 비판했다. 특히 화재 신고가 있었던 18일은 '가을철 산불 조심 기간(11월 1일~12월 15일)'에 해당해 소방대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시기였다.

도의원들은 이날 행정사무 감사 과정에서 도민 안전을 확인하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현장에서 불을 직접 지핀 것으로 알려진 김진엽 건설소방위 부위원장은 연합뉴스에 "경북소방 출동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늦고 그중에서 상주가 또 최하라서 점검했다"고 말했다.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는 전원 국민의힘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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