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북뉴스통신】정승화 기자= 포항시 북구지역의 장량동이 요즘 포항에서 ‘뜨는 동네’라면 남구의 대표적 신도시는 시청사가 위치한 대이동이다. 이곳은 포항시청이 들어서면서 만들어진 최신 맞춤형 동네이다. 돈과 사람이 몰리는 신흥 부자동네이다. 대이동과 이웃하고 있는 포스텍과 RIST 등 과학연구단지 밀집지역이 소위 ‘포스코 단지’로 일컫는 효곡동인데 이들 2개 동네가 포항시 ‘카’선거구이다.
이 선거구에는 약 6만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대이동이 약 2만8천여명이고, 효곡동은 이보다 많은 약 3만2천여명에 이른다. 대이동은 시청이 있는 만큼 공무원들과 민원인들을 상대로 한 음식점, 커피숍 등 다양한 일반대중 소매업이 활성화 돼 있으며 주민들도 공무원들과 상업종사자, 각종 기관단체 임직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편이다.
이에 비해 효곡동은 옛 동네인 철길 옆 효자동과 포스코 임직원들의 주거단지였던 지곡동, 그리고 7번국도 건너편 형산강변에 위치한 SK아파트 단지 등 세 군데로 나눌 수 있다. 주민분포는 포스코 및 연관기업, 포스텍 대학생과 교직원, 과학연구단지 종사자 등 대학과 직장 때문에 외지에서 유입된 전입인구가 토박이들 보다 훨씬 많아 역대 선거 때마다 타 지역에 비해 상당히 진보적 성향을 보이는 곳이다.
▲ 좌로 부터 이재진 의원, 이동걸 의원, 배귀옥 예송 어린이집 원장,박종대 포항시 학교운영위원장, 이동훈 효곡동 청년회장, 이보석 대이동 체육회 감사 © 정승화 기자 | |
현재 포항시 ‘카’ 선거구에서 내년 지방선거 기초의원 출마를 표명한 후보는 현역의원 포함 모두 6명이다. 3선의 이재진의원(64)과 재선의 이동걸의원(54)이 내년 압승을 자신하고 있으며, 여기에 이동훈 효곡동 청년회장(53)과 배귀옥 연일 예송어린이집 원장(55)이 효곡동을 기반으로, 이보석 대이동 체육회 감사(51), 박종대 포항시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45)이 대이동에서 출전채비를 갖추며 결전의 날을 벼르고 있다.
우선 현재까지 드러난 후보들을 출마자 숫자로 보면 효곡동과 대이동 모두 3: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며 조만간 더불어 민주당에서도 출마후보를 최종 결정짓겠다는 입장이고 보면 역대 어떤 선거보다 팽팽한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 ‘카’선거구를 바라보는 핵심 프레임은 모두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자유한국당의 공천을 누가 봤느냐 하는 문제이다. 지역 주류정당인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진보성향이 강한 이곳에 더불어 민주당에서 어떤 후보를 공천하느냐 하는 문제가 최대 관심이다. 외지에서 전입해온 연구기관 종사자들과 포스텍 대학생, 포스코 임직원들이 많아 나름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고,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적어도 2위권은 수성할 것으로 민주당 측은 전망하고 있다.
셋째, 포스코와 포스텍, 과학기관 종사자 전 · 현직 임직원 출신의 출마여부이다. 지역주민들의 절대다수가 이들 기관 종사자 가족들이여서 현직 또는 퇴직자가 출마할 경우 타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세 가지 기본 프레임 위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후보별 우열을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현재까지 수면위로 드러난 현역 및 도전자 6명 가운데 자유한국당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는 이재진의원과 이동걸의원, 이보석 감사, 배귀옥 원장, 박종대 회장 등 5명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이들 5명 가운데 동네별로 1명씩 2명을 최종 당 공천 자로 확정할 예정인데 여론조사, 당 기여도 등의 방법으로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럴 경우 효곡동은 이재진의원과 배귀옥원장, 대이동은 이동걸의원과 이보석감사, 박종대회장을 놓고 ‘자유한국당 포항남·울릉 사무국’에서 최종 후보자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 출마를 할 수 없는 ‘정당 규약’이 있어 후보들 가운데 공천으로 가는 길목에서 여러 가지 정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자신이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공천 직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전철은 이미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포항 곳곳에서 벌어진 바 있어 충분한 근거가 되고 있다.
후보별로 보면 먼저 3선 관록의 이재진의원은 ‘경험’과 ‘경륜’, 그리고 ‘교통봉사’ 등으로 다져온 바닥정서와 인기에 힘입어 낙승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 23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교통봉사를 해왔습니다. 당시 학생이던 아이들이 이젠 성인이 되어 저를 지지해줄 때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의원은 변치 않고 묵묵히 교통봉사를 해온 자신에게 많은 주민들이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의정기간동안 효자시장 주변도로 확포장공사, 시장 아케이드공사, 효곡동 주민센터 이전신축, 효곡동 빗물펌프장 건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무엇보다 주민들의 민원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는 것을 강조했다.
대이동에 기반을 둔 재선의원인 이동걸의원은 16년 전인 지난 2002년 4대 의회 때 초선으로 의정단상에 오른 후 한동안 사업에 전념하다 지난 2014년 신생 동네인 대이동에서 재선에 도전해 꿈을 이뤘다. 스마트한 외모 만큼이나 깔끔한 의정활동을 펼친다는 평가가 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대이동이 신설 동네인 만큼 사람도 낯설고, 동네도 낯설었지만 이젠 모든 생활 인프라 및 지역 네트워킹이 안착돼 친숙하다”며 “그동안 생활불편 사항을 중심으로 대이동과 효자동지역의 민원해결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문화와 복지 중심으로 다각화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의정기간동안 폐철도부지 공원화사업, 대이동 공영주차장 조성, 대이동 및 효곡동 시장활성화 사업, 상가 이면도로 도시계획 해결방안 등 다양한 지역주민 숙원사업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내년에 재선이 되면 3선 의원으로서 막중한 의회 내 역할과 지역구 활동으로 보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효곡동을 기반으로 자유한국당 공천을 희망하는 배귀옥 원장은 연일에서 27년째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효곡동 개발자문위원, 사회보상협의체 위원, 새마을 부녀회 위원 등 다양한 꼬리표가 붙어있다. 무엇보다 내년 6월 30일까지를 기한으로 자유한국당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될 만큼 당에서의 위상도 예사롭지 않다.
“그야말로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아동과 노인이 행복한 복지도시 포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걸어온 아동교육과 복지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식견들을 포항시정에 펼쳐보고 싶어 지방정치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배 원장은 어린이 교육뿐만 아니라 평소 노인무료급식 봉사, 불우 아동 및 한 부모 가정 발굴 등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펼쳐왔다고 덧붙였다.
배 원장은 첫 출마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지역민들의 압도적인 성원으로 당선된다면 외부개방에 따른 지곡지역의 무분별한 아파트 난개발을 방지, 명품주택단지로 조성하고 효자 재래시장을 SK 아파트단지와 연계하여 시장을 더욱 활성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각 아파트단지마다 출근시간 교통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지역숙원사업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이동의 자유한국당 공천장을 놓고 이동걸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보석 감사는 이미 지난 2006년 정당 비례대표로 나선 경험이 있는데다 지난 2010년,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이곳 지역구에서 출마한 경험이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비례대표까지 모두 세 번 낙선하고도 저는 대이동을 떠나지 않고 주민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기초의원이 생활정치인 만큼 비록 현역의원은 아니지만 봉사자의 마음으로 누구보다 주민들의 민원사항이나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녔다고 자부합니다. 저의 이 같은 충정을 알아주는 분들이 많아 지금도 행복합니다.”
그의 말처럼 지난 1987년 대이동으로 터전을 잡은 이후 초대 대이동 청년회장, 초대 자율방범대장, 대이동 체육회 부회장 등 대이동의 모든 동네 인프라를 닦을 만큼 기여도가 높은데다 거듭된 낙선으로 동정여론까지 가세해 내년에는 그의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이곳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감사에 이어 또 한명의 떠오르는 다크호스가 있다면 박종대 포항시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45)이다. 박회장은 현재 경북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도시정책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재원이다. 대잠초등학교운영위원장, 동지여고운영위원장, 법사랑 포항지역연합회 보호복지위원, 포항시 핸드볼협회 부회장, 포항 송림로타리회원 등 포항지역 교육 분야의 다양한 사회 저변활동을 펼쳐온 젊고 참신한 인재로 부각되고 있다.
“이제 포항도 시대에 걸맞게 젊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젊어야 생각도 젊고, 도시도 생기 있고 활기찬 도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회장은 생각만큼이나 역동적이여서 지난해 ‘포항시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해양스포츠체험, 주거환경개선사업, 선진 우수교육현장 방문, 연말 이웃돕기, 환경정화활동, 울릉도 수능수헙차량지원 등 숨 가쁠 만큼 다양한 교육 정책들을 펼쳐오고 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자유한국당 공천을 희망하는 5명의 현역 및 도전자들과 달리 무소속의 ‘단기필마’로 출사표를 던진 이가 있다. 이곳 선거구에서 눈여겨 봐야할 핵심 선거 프레임의 범주에 들어가는 현직 포스코 직원인 이동훈 효곡동 청년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효곡·대이 지역구에서 결코 무시하지 못하는 포철공고(11회)출신이다다. 이후 한국방송통신대학을 졸업했다. 포스코 후판부에서 근무하는 이회장은 포스코 노경협의회 3,4,5대 근로자위원, 포스코 노경협의회 포항소 사무국장 등 포스코 내에서도 중역으로 일해 오면서 직원들의 신망도 두텁다. 효곡동 개발자문위원과 청년회장을 맡아 동네 자생단체 및 봉사운동에서도 누구보다도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초의원은 지역민과 행정기관과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중재하는 중간조정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근로자 대표를 오랫동안 맡아 오면서 경영층과 근로자간의 중재를 해온 전문성이 있으며, 특히 효곡동의 경우 20여년간 다양한 자생단체 활동을 해온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 봉사적 의정활동에 적임자라 감히 생각합니다.”
이회장의 각오처럼 자유한국당에서 공천과정을 거친 2명의 후보들과 최종 결선에서 맞붙게 될 예정이지만 이지역의 강점인 포철공고와 포스코 현역 직원인 점을 감안하면 포스코 직원 및 퇴직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곡단지를 중심으로 이회장의 지지세가 선거판을 흔들 것으로 보여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모두 그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편 더불어 민주당 박희정 포항시의원은 “효곡동과 대이동은 역대 선거 때마다 민주당 지지세력이 상당한 곳”이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포항지역 11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후보가 반드시 당선될 전략지역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후보를 공천해 반드시 승리로 이끌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가면서 지방사회도 그 연륜이 쌓이고 있다. 다양한 민주적 실험을 거쳐 어느 정도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당부분 겉만 민주이고, 속은 ‘떫은 땡감’처럼 비민주적 행정과 구태가 여전하다는 소리가 높다.
제도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기도 하고, 시대에 맞는 젊음과 패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모든 것은 ‘시대’와 ‘소용’이 만드는 것이다. 누구는 경륜을 이야기 하고, 어떤 이는 패기를 말한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바라보는지,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과 현명한 선택이 바로미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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