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자수첩〉처음부터 ‘날림공사’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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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처음부터 ‘날림공사’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

기사입력 2021.02.22 12:25    정승화 기자 @

꾸미기_가덕도신공항 조감도.jpg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마침내 가덕도 신공항특별법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19일의 일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초특급’의 꼬리표를 달아 통과된 헌정사상 최초의 신공항으로 기록되게 됐다. 사업비가 최소 10조에서 최대 20조에 이르는 국책사업이 사전 경제적 타당성조사인 ‘예비타당성’ 조사도 받지않고 무조건 진행키로 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통과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국토교통위 재석의원 23명중 21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은 보궐선거를 앞둔 ‘선거공항’, ‘매표(買票)공항’”이라며 “기득권 양당의 야합정치의 산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TK가 텃밭인 야당 국민의힘 의원들은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의식해서 찬성은 하되‘대구·경북 통합신공항건설 특별법’도 이미 지난 1월28일 발의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계류된 상태다. 여당의원들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까지 통과시킬 경우 특별법 요구가 난립할 수 있고, TK 신공항은 군공항과 민간공항이 함께 다뤄져 특별법 형식이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꾸미기_KakaoTalk_20210222_122252263.jpg

(19일 개최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모습)

 

이로인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통과가 불발된 채 묶여있는 상태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TK 단체장들이 부랴부랴 만사 제쳐두고 여의도를 찾아 여야의 힘있는 정치인들을 찾아다니며 읍소(?)해도 결과는 허탕이었던 셈이다. 이날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의 계류는 부산과 대구로 대변되는 영남권을 확실하게 둘로 갈라버렸다.

 

영남권 관문공항건설을 놓고 수년동안 갈등을 빚다 겨우 봉합된 영남지역이 다시 갈등의 블랙홀로 빠져들 개연성이 높아졌다. 이날 대구 수성구가 지역구인 홍준표의원은 “TK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아무도 TK공항특별법 통과에 앞장서지도 않고 뭉치지도 않는다”고 답답해 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피해자는 또 있다. 바로 부산·울산·경남 지역 가운데 부산을 제외한 울산·경남지역민들이다. 이미 부·울·경이 합의해 김해신공항 확장공사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이런식의 방식이라면 선의의 피해를 보는게 경남 밀양지역이기 때문이다.

 

밀양신공항유치에 나섰던 이들의 입장에서 정치권의 야합으로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건설의 과정을 보노라면 피가 거꾸로 솟을 일이다. 이 때문에 울산과 경남지역의 분위기가 녹록치 않다는 여론이다. 부산시장 재보궐승리를 위한 여야의 경쟁적 특별법찬성이 영남권을 대구·경북 뿐만아니라 울산과 경남지역까지 소위 왕따(?)를 시켜버린 결과가 된 것이다.

 

꾸미기_대구경북통합신공항 조감도(경상북도 제공)08-01.jpg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조감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통과는 공사를 개시하기도 전에 첫 단추를 ‘날림공항’으로 꿰게 됐다. 통상 정부주도 공공투자사업의 경우 총예산 5천만원 이상의 경우 의무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해당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검증하지 않고 시행할 경우 자칫 큰 낭패를 겪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제 이후 각 지역별 선심성 사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이를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기위한 장치가 바로 ‘예비타당성조사’인데 이를 거치지 않는다는 것은 면제부를 주는 셈이다. 문제는 천문학적은 비용이다. 가덕도신공항에 들어갈 공사비용은 어림잡아도 최소 10조원이상, 최대 2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타사업기준액의 2백배 이상이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규모임에도 이를 검증하지않고 통과시킨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짓이다.

 

다시말해 가덕도신공항은 공사가 들어가도 전에 법안부터 ‘날림법안’이 된 셈이다. 날림공사가 무엇인가. 바로 올라른 방법으로 하지 않고 무조건 완공하고 보자는 식으로 하는 공사를 말하며, 심지어 각종 토목이나 건축현장에서 정성을 들이지 않고 아무렇게나 건설하는 공사를 일컫는다. 그런데 가덕도신공항은 공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예타도 거치지 않는 초특급 ‘날림법안’의 불명예를 안게됐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백년대계의 사업을 국가장래도 생각하지 않고 여야정치권의 후안무치가 이뤄낸 결실이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킨 여권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요청에 ‘특별법 남발우려’라는 반대의사는 또 무슨 궤변인지 모를 일이다.

 

심지어 여당인 민주당의 조오섭의원(광주 북구갑)이 지난 15일 공청회에서 “전국에 7개의 군·민공항이 있는데 지역구인 광주에도 있다”며 “이럴 경우 모든 지역에 특별법이 만들어져야 하는가”라고 우려스런 말을 했다고 하니 더 이상 무슨말이 필요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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