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텍 전경
【포항/경북뉴스통신】정명교 기자=포스텍이 추락하고 있다. 포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과대학의 명성에 맞지 않는 미투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은 물론 대외적으로 대학평가에서도 타 대학에 밀리는 등 전방위적인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사건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 포스텍 여교수가 지난 3월 26일 교내 통신망에 미투를 폭로한 글을 올려 포항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충격을 던져줬다.
A여교수는 ‘저는 당신의 접대부가 아닌 직장동료입니다’라는 제하의 글에서 “지난 2015년 봄 동료 남자교수로부터 전화를 받고 나갔는데 고위공무원이었던 B씨가 식당에서 국제관으로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자신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위공무원인 B씨는 그 다음날 카톡으로 주말에 서울에 오면 단둘이 만나서 저녁식사를 하자고 했지만 겁이 나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포스텍 교내 통신망에는 당시 고위공무원이 누군지 밝히고 강력한 징계와 처벌을 요구한다는 교직원 및 학생들의 댓글이 잇따르는 등 교내외가 발칵 뒤집혔으나 정작 대학 측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포스텍 측에서는 A여교수의 폭로 글에 나오는 고위공직자의 실명과 직책 등이 적시돼 있지 않고 익명으로 올렸다는 이유들을 들어 현재까지 사건의 진상에 대해 명쾌한 결론을 내지 않은 채 흐지부지 넘어가는 분위기이다.
▲ 포스텍 국제관 전경
포스텍 상당수 교직원과 학생들은 “대학측이 A여교수가 비전임교수(시간제강사)여서 사건자체를 축소, 은폐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비정규직 교원들의 처우개선 및 학내 성폭력에 대한 분명한 대처를 위해서도 대학 측이 사건의 진상을 분명히 밝히고 고위공무원을 찾아내 법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집중 성토했다.
또 다음날인 3월 27일에는 포스텍 남학생이 선배 여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발 글이 교내 게시판에 게시돼 학교 측이 부랴부랴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포스텍이 잦은 미투 사건으로 명예가 크게 실추되고 있다.
학내문제 뿐만 아니라 포스텍은 2018년도 대학평가에서도 아시아지역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 국내외적으로 망신을 샀다.
세계 최고 귄위를 자랑하는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인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올해초 발표한 ‘2018년 아시아 대학 순위(THE Asia University Rankings 2018)’에서 포스텍은 12위에 랭크돼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2017년 10위에서 두 단계 떨어진 것이다.
국내에서는 서울대가 국내1위, 아시아 9위를 차지했으며, 카이스트가 국내2위, 아시아 10위에 랭크되는 등 약진하고 있으나 포스텍은 오히려 뒤로 처져 국내외적 신인도에서 그만큼 추락했다는 평가이다.
포스텍 일부 구성원들은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연구실적은 물론 논문인용도, 산학협력, 국제인지도, 교육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해야 하는데 학내에서 잇따른 추문이 발생하고 있어 걱정”이라며 “대학 측이 내부적 자정노력과 대외적 신인도 향상을 위해 구태를 벗어나 혁신적 학교운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