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시내 전경
【포항/경북뉴스통신】정승화 기자=대구·경북지역 유력 언론사인 대구방송(TBC)과 매일신문의 의뢰를 받아 대구·경북지역 22개 자치단체장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여론조사업체가 불법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대구경북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이 같은 불법혐의가 드러났으나 이미 여론조사결과는 TBC와 매일신문을 통해 보도됐으며, 그 덕분에 여론조사결과가 좋게 나온 후보들은 엄청난 반사이익을 얻은 반면 상대적으로 여론이 좋지 않게 나온 후보들은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본의 아니게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로 인식돼 각 후보진영에서 크게 반발하는 등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상북도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경북여론조사위’)는 불법 선거여론조사를 한 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적법하게 여론조사를 한 것처럼 속여 등록한 대구소재 여론조사업체 「폴 스미스 리서치」 대표자에게 과태료 1천5백만원을 부과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와 함께 경북여론조사위는 폴스미스 리서치에서 시행한 총 22건의 여론조사에 대해 ‘인용 공표 및 보도금지 결정’을 내렸다.
경북여론조사위에 따르면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지난 1월 8일까지 대구방송(TBC)과 매일신문으로부터 공동으로 여론조사 의뢰를 받아 포항을 비롯 대구·경북지역 22개 기초단체장 선거여론조사를 하면서 응답 완료자에 포함시켜서는 안 되는 ‘19세 미만의 자’와 ‘관할구역 이외의 자’를 포함시켜 불법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폴 스미스 리서치는 이 같은 불법을 저질러놓고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할 때에는 이를 포함하지 않은 것처럼 허위로 등록하고 그 결과를 공표, 보도하게 한 혐의이다.
문제는 이 같은 여론조사업체의 불법에도 불구하고 이미 여론조사결과는 의뢰기관인 TBC와 매일신문을 통해 보도돼 지역민들 대부분이 여론조사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거나 인식하고 있어 자치단체장 선거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게 됐다는 점이다.
포항에서 시장출마를 준비 중인 P후보는 “불법여론조사기관이 1천5백만원의 과태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조작해서 나온 결과를 그대로 보도한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며 “대구 경북 여론형성에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공영방송인 TBC와 매일신문이 이 결과를 그대로 보도해 선거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됐다”고 성토했다.
지역 여야 정치권 관계자들은 “유력 언론사에서 검증되지 않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것도 문제이지만 또 조사결과를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한 자체가 큰 문제”라며 “각 후보 진영에서 본격적으로 선거를 준비하려는 시기에 이 같은 불법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해 결과적으로 대구 경북지역 선거전체를 망친 꼴”이라고 말했다.
【경북뉴스통신 정승화 취재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