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어느 정부에서나 장관급으로 지명되면 쏟아져 나오는 각종 개인비리나 의혹들, 그리고 통과의례같은 청문회에서의 호통과 질타 그후 최종 임명.
이런 순서로 진행될 것으로 여겼던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여론과 국민적 공분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 나라 거의 대부분의 언론은 물론이요 SNS에서도 네티즌들의 공방이 뜨겁다. 개인은 물론 소위 ‘입’의 역할을 하는 공중파, 지상파, 온오프라인들의 최대 화두가 조국 후보자 가족이야기들로 차고 넘친다.
사모펀드 투자와 친인척의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 이야기들로 시작된 조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은 마침내 딸의 고교2학년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와 이를 기반으로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것이 알려지면서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불똥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조후보자의 딸을 2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시킨 후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를 주도한 A교수는 물론 단국대학교 내부가 발칵 뒤집혔다.
조후보자의 딸이 입학했던 고려대학교와 서울지역 대학생들의 반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단국대학교 A교수를 내부 징계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관련인사와 관련 집단 모두가 시끌시끌하다.
자신의 아들이 재수를 하고 있다는 부산의 어느 국립대 교수는 아내로부터 ‘당신도 스펙만들어줬으면 아들이 재수를 하지 않았을 것 아니냐’는 핀잔을 들었다며 SNS에 글을 올렸다.
일반인들은 조후보자의 딸이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진학할때가지 입학필기시험은 한 번도 치르지 않은 것에 격앙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심지어 어느 칼럼니스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을 촉발한 정유라의 ‘학점특혜’와 비교할 정도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자 조후보자는 자신의 딸 특혜입학은 ‘가짜뉴스’라고 규정했다.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국민들은 정신이 없다.
검찰이 수사에 나섰으니 언론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인지, 아니면 조국 후보자의 비리의혹이 사실인지가 조만간 드러날 것이다.
청문회를 둘러싸고 여야정당에서도 대치국면을 보이다 전격적으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해 일단 한숨은 돌렸으나 국민정서와 감정은 그리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서울의 주요대학들은 물론 부산대, 경북대 등 전국의 대학생들이 ‘조국 후보자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젊은층, 특히 20대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아온 문재인 정부로서는 학생들의 이같은 시위에 난처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래저래 청문회와 관계없이, 아니면 조국 후보자가 무사히 청문회를 통과해서 그렇게 학수고대하던 장관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하더라도 전 국민적 파문은 그리 누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많은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왜 그럴까. 무엇 때문에 유독 조국 후보자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일반국민들도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는 것일까.
분명한 사실은 조후보자가 지금 법무부장관후보자로 지명됐고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조후보자의 딸도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기반으로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조후보자의 말처럼 딸의 입학경로를 보면 특혜나 불법은 아닐수 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일반 서민들이 겪고 있는 교육풍토, 입시전형, 학생들의 치열한 공부경쟁, 입시전쟁, 일반 학부모들의 교육열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국민적정서와는 배치되는 편법적 특혜가 아니라고 누가 단정지을 수 있을 것인가.
여기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출신으로 현 정부의 민정수석을 지낼 만큼 최고의 지성과 최고의 권력을 가진 조후보자, 그것도 잘생긴 얼굴에 지성미가 물씬 풍기는 그의 이미지와는 배치되는 각종 의혹에 많은 이들이 느꼈을 일종의 배신감이 지금 국민들의 가슴을 후려치는 파도가 되고 있는 듯 하다.
과연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을 갖춘 법학이론전문가 조국 후보자의 앞날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청문회를 통과해서 장관에 오를것인지, 아니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내려올 것인지가 지금 국민들이 지켜보는 조국사태의 핵심이다.
정승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