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 지친 많은 국민들을 충격에 몰아넣은 노회찬 의원의 죽음. 이 더운 날씨에 살려고 발버둥치는데 그는 왜 스스로 죽음을 택했는가.
드루킹 일당에게 불법 정치자금 4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특검수사를 받던 그가 지난 23일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하자 진보적 국민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한국진보의 상징이자 정치의 선명성을 보여준 그의 대쪽같은 외길인생에 대해 수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는데 그런 그가 외로운 어둠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진보인가. 다시한번 비정한 한국정치를 되돌아 보게 하는 대목이다. 고인이 된 노 전의원 역시 국민들에게 너무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은 아닌가.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풀고 또 새로운 역사를 위해 매진하면 될 것을, 스스로 사지로 몰아넣은 그의 선택에 대해서 많은이들이 안타까움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정치가 뭔지, 돈이 뭔지, 한국정치의 어둔 뒷모습과 돈세상이 지배하는 자본주의가 그를 어둠으로 몰아넣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특검에서도 노의원을 죽음으로 몰고갔을 드루킹 일당의 협박성 메시지에 대해 조사한다고 하니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파헤쳐야 할 것이다.
노회찬과 함께 진보정치의 선봉에서 달려온 심상정 의원은 ‘영원한 동지를 잃었다’는 말로 피끓는 애통함을 표현했다. 달리 무슨말로 이 슬픔을 말할수 있단 말인가.
그와 함께 한국 진보의 문을 열었던 유시민 작가도 오열하며 빈손를 찾았다. 그뿐이겠는가. 전국 방방곡곡에 만들어진 그의 빈소에는 이름모를 민초들의 조문이 줄을 잇고 있다.
검찰과 맞서고 골리앗 같은 삼성과도 주저없이 대적했던 그의 용기에 수많은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의 정치역정은 용기의 길이었다. 그는 살아있었고 그가 걸어가는 자욱에는 진실이 있었다.
노회찬의 죽음은 진실의 죽음이다. 한국정치에 희망이 있었던가. 한국정치에 희망이 있을것인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희망인가.
90 노모를 두고,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먼저 떠나야 했던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 도대체 몇 명을 더 죽여야 세상이 밝아지고, 정의로워 질것인가.
말없는 민초들은 누구에게 박수를 보내야 될것인가. 노회찬의 죽음은 민초들의 죽음이나 진배없다. 희망을 걸었던 소수들에게 절망을 느끼게준 그의 죽음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것인가.
국회에서 보다 TV 논객으로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던 인간 노회찬을 더는 볼수가 없는 이 현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시간들이다.
정의라는 외줄을 타고 한국정치에 뛰어든 노회찬의 빛나는 정치역정, 그 지존과 같은 엄정한 삶의 정신, 투명한 인생길 앞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안타깝지만 보내줄 수밖에 없는 생명의 한계. 노회찬 의원이 사라진 한국정치는 앞으로 어떤 정의와 진보의 길을 갈것인가. 인간 노회찬이 사라진 이나라의 민초들은 앞으로 어떤이로부터 삶의 위안을 받고, 희망을 찾을것인가.
뜨거운 여름이 결국 그를 동면속으로 보낸 것은 아닌지, 여름이 무서워지는 시간들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