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앞바다에서 조직적으로 고래를 불법 포획하고 유통한 일당 8명이 해경에 붙잡혔다. 이 중 4명은 구속됐다. 포획부터 운반, 판매까지 치밀하게 짜여진 해상 포획조직의 실체가 드러났다.
포항해양경찰서(서장 이근안)는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포항 등 동해안 해역에서 밍크고래 4마리를 불법 포획·운반한 혐의로 일당 8명을 검거했다”며 “이 중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고래 포획선 1척과 운반선 2척을 동원해 야간에 포획한 밍크고래를 선상에서 해체한 뒤, 수십 개 자루에 나눠 은밀히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밤바다 은밀한 입항, 165자루 고래고기 현장 압수
이번 사건의 실마리는 지난 5월 7일 밤 8시경, 포항의 한 항포구에서 시작됐다.
해경은 장기간 잠복수사 끝에 밍크고래 고기 자루 165자루(무게 약 1.8톤)를 적재한 운반선 A호를 덮쳤고, 선장 B씨(50대) 등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현장에서 압수된 고래고기는 밍크고래 2마리를 해체해 자루에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확보한 휴대전화와 수기 장부 등을 분석해 범행 전모를 추적했다.
▲포획·운반·판매까지, ‘3단계 분업조직’ 실체 드러나
해경이 확보한 범행 개요도에 따르면, 고래 포획책은 야간에 해상에서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해체한 뒤, ‘운반 총책’에게 운반을 지시했다.
운반책은 다시 선박 2척을 동원해 포획물을 해상에서 수거해 육지로 운반했고, 이후 총책이 이를 매입자에게 넘겼다. 판매대금은 다시 포획선과 조직원에게 배분됐다.
수사 결과, 이 조직은 해당 사건 외에도 과거 밍크고래 2마리를 추가로 포획한 정황도 포착됐다. 해경은 추적 끝에 총책, 운반책, 선장 등 공범 6명을 추가 입건하고, 이 중 4명을 구속했다.
▲“지능화되는 해상포획, 끝까지 추적하겠다”
포항해양경찰서 이근안 서장은 “이번 검거는 과학적 분석과 끈질긴 해상 추적으로 가능했다”며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는 해양 불법 포획 범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하고 강력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밍크고래는 수산자원 보호종으로, 포획할 경우 ‘수산업법’ 및 ‘해양생태계 보전법’에 따라 최대 징역 3년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고래고기를 소지하거나 유통만 해도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중범죄다. 해경은 현재 고래고기를 매입한 ‘구매자’에 대해서도 추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