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력서를 들고 면접을 보니 떨리지만 기대돼요.”
28일 오전, 경북 영천생활체육관. 운동장 한켠을 가득 메운 부스 사이로 정장을 갖춰 입은 참가자들이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2025 경북 장애인 일자리 박람회’가 개막했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이 박람회는 장애인 구직자에게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장애인 고용의 문을 넓히는 연결의 장이다.
이번 박람회는 경상북도 주최, 경상북도장애인종합복지관 주관으로 이틀간 열린다. 기술, 생산,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의 도내 민간기업 27곳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북지사 등 유관기관 7곳이 참여해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 개선과 채용에 적극 나섰다.
현장에는 사전 신청한 900여 명의 장애인 구직자가 몰려 면접과 상담에 참여했고, 다양한 맞춤형 지원 서비스도 함께 운영돼 눈길을 끌었다. 이력서용 증명사진 무료 촬영, 면접용 헤어‧메이크업 서비스, 직업훈련 및 고용정책 정보 제공 등은 단순한 채용 박람회를 넘어 종합 취업 지원의 장으로서 박람회의 성격을 한층 강화했다.
참가자 이 모 씨(34세, 청도군)는 “장애인 입장에서 이렇게 많은 기업 관계자와 직접 마주 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흔치 않다”며 “기회를 얻기 위해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람회를 총괄한 경북도장애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박람회를 통해 취업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더 많은 이들에게 구직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매칭을 유도하겠다”고 전했다.
2003년 시작해 21년째 이어지고 있는 본 박람회는 최근 3년간 1,400여 명의 구직자가 참여했고, 이 중 49명이 실제로 취업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정근 경상북도 복지건강국장은 “장애인 고용은 단순한 기회 제공을 넘어 사회적 통합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취업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면접장을 나서는 이들의 눈빛에 담긴 기대와 희망. ‘누구에게나 일할 수 있는 권리’가 당연한 사회를 위한, 경북의 조용하지만 힘 있는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