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사상 두 번째로 큰 지진이 발생한지 이틀이 지나가고 있다.
처음 지진이 발생한 15일만해도 워낙 큰 지진파에 놀라고 두려워 정확한 피해를 살피지 못했으나 하루가 지난 16일 드러난 지진피해는 실로 놀랍다.
다친 사람만 60명이 넘고, 아파트에 금이 가고, 차량이 파손되고, 도로에 금이 가는 등 물적 피해는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진앙지인 흥해읍 지역의 경우 현재 실내체육관과 인근 기쁨의 교회, 항도중학교 등 임시 대피소로 대피한 이재민이 무려 1천5백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무엇보다 흥해 대성아파트의 경우 아예 건물 전체가 곧 넘어질 듯 기울어 붕괴위험이 높다고 한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가재도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슬리퍼 차림으로 지금 대피한 상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포항지역에서는 지진 공포감이 급속도로 확산되는데다 남은 여진에 대해서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지경이다.
포항시와 경상북도, 행정안전부에서는 이 같은 주민들의 불안을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서도 당장의 피해복구와 주민긴급지원과 함께 지질 원인규명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지금 포항에서는 지진 발생과 관련 별의별 흉흉한 소문이 꼬리를 잇고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지진이 발생한 15일 밤 JTBC에 출연한 고려대 지질학과 이진한 교수가 이번 지진과 관련 ‘포항지열발전소가 원인일수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교수의 주장처럼 역대급 규모인 5.4의 강진으로 포항지역민의 생계를 위협하고, 주민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지진의 원인이 흥해지역에서 현재 건설 중인 '포항지열발전소에서 지하 4.5km 깊이까지 뚫은 2개 지열발전 구멍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바로 자연적으로 발생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개발로 인한 '인재'가 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자연재해’라고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극심한 지진피해를 입은 포항지역에서는 이진한 교수의 주장처럼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도지진, 즉 ‘인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가고 있는것 같다.
차제에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관계기관에서는 명확한 지진원인을 내놓아야 할 것이며, 향후 '포항지열발전소' 가동 시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안전근거를 시민앞에 발표해야 할 것이다.
그렇치 않고 만약 이교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생명을 담보로 하는 어떠한 개발과 실험은 결단코 중단돼야 한다. 포항시에서도 이쪽저쪽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앞장서 이번 지진의 근본원인이 무엇인지, 진짜 '자연지진'인지 아니면 포항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도지진' 인지 조속히 파악에 나서기 바란다.
그리하여 지진공포증을 앓고 있는 포항시민들의 불안을 속시원히 해소해주고 차후에도 이같은 재앙급 대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한 대책과 예방책 마련을 서둘러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