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북뉴스통신】 정명교 기자=포항지역에 발생한 지진후유증이 심각하다. 겉으로 드러난 피해도 극심하지만 너무 갑자기 충격적인 지진에 놀란 포항시민들이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 마음을 진정하지 못해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16일 포항지역 일선 병의원에 따르면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병의원을 찾아 불안, 초조를 호소하는 신경성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들 환자들은 노약자들과 가정주부, 학생 등 다양하다. 평소 심신이 쇠약했던 이들이 많은데 갑작스런 지진 충격으로 가슴 두근거림, 불안, 공포 등의 신경성 증세가 발생, 병원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에 사는 주부 최모씨(50)는 “지진이 발생한 어제 오후부터 가슴이 계속 두근거리고, 명치끝이 콕콕 찌르듯이 통증을 느낀다”며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당시에도 너무 놀라 병원치료를 받았는데 1년만에 다시 가슴 통증이 재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고생인 박모양(18. 고2)은 “학교에서 갑자기 천둥치듯 건물이 흔들려 너무 놀랐는데 계속해서 귓속에서 이명이 들리듯 지진잔향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밤에도 지진공포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자 정신도 몽롱하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포항 선린병원, 성모병원, 기독병원 등 종합병원과 개인병원 신경정신과 등에는 이 같은 노이로제 증세와 공황장애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평소의 2~3배 이상 찾아오는 등 일명 ‘지진 후유증’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병의원들은 밝혔다.
포항 선린병원 간호사 이모씨(32)는 “겉으로는 멀쩡한데도 불안, 초조를 호소하는 환자가 15일 이후 급증하고 있다”며 “대부분 진료해보면 노이로제 증세이거나 공황장애 환자들로 판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세연합의원 송영성 원장은 “신경증 환자들의 두드러진 증상으로 ‘불안’, ‘불면증’, ‘두통’, ‘소화불량’ 등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는데, 약물치료도 병행하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과 고른 영양섭취 등 스스로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는 자기관리 요법이 뒤따라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여진공포가 상존해 있어 당분간 환자들은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뉴스통신 정명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