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대련리 유적에서 출토된 금제굵은고리귀걸이(화랑문화재연구원 제공)
【KNC 뉴스】김명남 기자=포항에서 굵은 고리 아래에 동그란 구형(球形) 장식, 원뿔 장식을 매단 고구려 귀걸이와 유사한 금귀걸이가 발견됐다고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화랑문화재연구원(원장 오승연)이 18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 유적 발굴조사에서 5세기 후반 고구려 귀걸이 제작 기법을 모방, 신라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금제굵은고리귀걸이 한 쌍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일명 '태환이식'(太環耳飾)이라고도 하는 굵은고리귀걸이는 돌방 길이가 5.3m, 너비가 1.8m인 횡혈식 석실묘(橫穴式石室墓·굴식돌방무덤)에서 나왔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화랑문화재연구원은 이번에 횡혈식 석실묘 6기와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 1기를 조사한바, 무덤 대부분은 도굴됐으나 4호 횡혈식 석실묘는 무너진 뚜껑돌이 부장품을 덮고있어 도굴되지 않고 이번에 귀걸이 등이 발굴된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석곽묘는 시신을 두는 받침인 시상(屍床)이 상하 두 겹으로 겹쳐진 상태로 아래쪽 시상에서는 금제굵은고리귀걸이 1쌍, 금제가는고리귀걸이 1쌍, 은제 팔찌 1쌍이 출토됐으며, 위쪽 시상에서는 또 다른 금제가는고리귀걸이 1쌍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 포항 대련리 소재 횡혈식 석실묘(화랑문화재연구원 제공)
조헌철 화랑문화재연구원 조헌철 연구원은 "유물 제작 시기는 약 5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며 "주검받침이 두 번에 걸쳐 만들어졌고, 귀걸이가 여러 개인것으로 미루어 일정 차를 두고 주검 3구 이상을 매장한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고리귀걸이는 길이가 5㎝, 무게는 18.5g로 통한 고리 아래에 원을 연결해 만든 듯한 구형 장식이 있는데, 고구려 귀걸이와 다르게 식 중간에 눈금을 새긴 굵은 선 형태의 각목대(刻目帶)가 있다고 연구원측은 밝혔다.
조 연구원은 "이 같은 귀걸이는 충북 청원 상봉리, 서울 능동, 강릉 병산동 유적에서 출토된 바 있다"며 "고구려 귀걸이에는 구형 장식과 원뿔형 장식 사이에 원반 장식이 있지만, 대련리 유적 귀걸이에는 없다"며 고 말했다.
▲ 포항 대련리 출토 은제팔찌(화랑문화재연구원 제공)
또 "신라 유적인 황남대총 북분에서 고구려산 귀걸이가 나왔지만 대련리 출토유물은 전형적인 고구려 귀걸이와는 다소차이가 있어 고구려 제작 기법을 모방한 신라산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 포항 대련리 출토 금제가는고리귀걸이(화랑문화재연구원 제공)
한편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는 "횡혈식 석실묘는 고구려 영향으로 신라에 유입됐다고 본다"며 "그 시기를 수도인 경주는 6세기 전반, 지방은 5세기로 추측해 왔다"고 강조했다.최 교수는 "신라 지역 5세기 횡혈식 석실묘는 지금까지 알려진 유적이 매우 드문데, 대련리에서는 6기나 나왔다"며 "일부 학자는 무덤 조성 시기를 5세기 초중반으로 올려 보기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