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심장’ TK서 여야 지지율 27% 동률
- 주호영 컷오프 반발·이정현 공관위원장 사퇴 등 집안싸움에 ‘텃밭’ 흔들
- “대구가 국힘 버려야 보수 산다” 김부겸 전 총리, 대구시장 출마 선언
보수의 철옹성으로 불리던 대구·경북(TK)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추격당하며 동률을 기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여권 거물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출마와 야당 내부의 공천 갈등이 맞물리며 ‘보수 성지’ 대구가 사상 최대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부겸 전 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가 나빠지는 이유는 일 안 해도 서울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일당 독식 정치 때문”이라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대구가 앞장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며 야당의 텃밭 정치를 정조준했다.
특히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각각 27%로 동률을 기록하고, 무당층 비율이 42%에 달한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김 전 총리의 ‘대구 이변’ 시나리오가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극심한 공천 내홍으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논란 등에 책임을 지고 공관위원 전원과 함께 일괄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중진 의원 컷오프를 주장하며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어온 끝에 결국 직을 내려놓았다. 이에 따라 남은 경선 절차는 정희용 사무총장 중심의 새로운 체제로 꾸려지게 됐으나, 이미 벌어진 당내 균열을 수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6선 중진임에도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의 반발이 거세다. 주 의원은 이날 오후 장동혁 대표를 면담해 컷오프 취소를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며, 이미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주 의원 측은 “여권의 김부겸이라는 거물을 상대하려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야 하는데, 원칙 없는 공천 칼부림으로 자해 행위를 하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함께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역시 “민주당에 대구를 내줄 수 없다”며 단일화를 전제로 한 무소속 출마를 시사해 보수 표심 분열이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은 윤재옥·추경호·유영하 등 6인이 예비경선을 치르고 있으나, 주 의원의 가처분 신청 결과와 컷오프 후보들의 무소속 연대 여부에 따라 판세가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65%에 달함에도 TK 정당 지지율이 동률이라는 것은 지역 정치권에 대한 경고음”이라며 “야당이 공천 갈등으로 자멸할 경우 보수의 마지막 보루인 대구마저 여권에 내주는 ‘정치적 대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들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